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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6월초 북유럽 여행기 8 _DFDS CROWN SEAWAYS (in노르웨이-덴마크)

by 뽀로로롱이 2023. 7. 16.

6월초 북유럽 여행기 7 _오슬로시내(in노르웨이) (tistory.com)

 

6월초 북유럽 여행기 7 _오슬로시내(in노르웨이)

노르웨이를 떠나 덴마크로 가는 날. 드디어 홈쇼핑에서 크루즈라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던 ‘유람선’을 타는 날이다. 일정표에는 우리가 타는 배 이름인 D.F.D.S 앞에 ‘호화유람선’이라고 써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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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시내관광 후 넷째 날 마지막 일정은 DFDS 탑승. 오슬로발 DFDS는 보통 오후 3시에 출발하는데 우리가 탄 월요일은 4시 30분 출발해 다음날 오전 10시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체크인 마감은 15분 전까지. 우린 일찌감치 2시 전부터 대기했다. 놓치는 것 보다야 이게 낫긴 한데 볼 거 천지인 이곳에서 멍하기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 아깝다. 캐빈 안에서는 인터넷이 안 된다고 했다. 구매한 유심이 12GB인데 의미가 없다. 와이파이를 별도 구매해 인터넷을 할 수는 있는데 뭐 그렇게까지... 7, 8층 에선 무료 와이파이가 잡히니깐 거기서 잠깐 쓰면 된다. 두 종류의 배 중 우리가 탄 건 CROWN SEAWAYS. 탑승 전 인솔자 아저씨가 나눠준 티켓을 보고 절망했다. 2층? 꼬리 칸이군. 탑승권인 이 티켓은 가급적 휴대폰 케이스에 넣어두고 다니는 게 좋다. 탑승권이자 캐빈 키로 사용되면서 면세점에서 물건 살 때에도 내야 한다. 주머니에 넣고 잃어버리는 사람이 종종 있다고 하니 혹시나 다시 발급받기 쉽도록 받자마자 사진 찍어두는 게 좋다.

DFDS 탑승권DFDS CROWN SEAWAYS 2층 꼬리칸 캐빈DFDS CROWN SEAWAYS 2층 꼬리칸 캐빈 화장실
DFDS CROWN SEAWAYS 꼬리칸 캐빈

배로 국경을 넘는 거라 간단하지만 여권 확인도 한다. 우리가 급하게 예약해서인지 노랑풍선에서 캐빈 업그레이드 안내를 받지 못했다. 물론 숙소에 돈 쓰지 말자 주의인 나는 알았어도 안 했을 거지만. 몇 명은 위층으로 가는 걸 보니 패키지여도 추가금내고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듯했다. 나머지 인원은 2층 꼬리 칸이다. 심지어 우리 위층이 Car Deck 다. 10층까지 있는데 5층이 입구라 그 아래로는 지하세계라고 보면 된다. 복도부터 마치 지하실 지하방 같은 느낌이라 폐소공포증 있으면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다. 배가 큰 데다 복도가 미로 같아 방 찾기 힘들었다는 후기가 더러 있었는데 우린 다행히도 엘리베이터 바로 앞이었다. 둘 다 방향치, 길치라 밤새 시끄러운 문간방이지만 만족했다. 4인실이었는데 둘만 묵었다. 이제 더 이상 다른 여행자와 묶어서 배정을 안 하는지 다들 4인실을 2명이서 사용했단다. 위에 침대가 펼쳐져 있었으면 좀 갑갑했지 싶다. 그 좁은 곳에서 4명이서 숨 쉬는 걸 상상하니 없던 폐소공포증이 생길 것 같다. 캐빈 내부는 깔끔하고 쾌적했다. 티켓을 받고 잠시 최악을 상상했던지라 꽤 만족스러웠다. 작을 뿐 옷걸이와 화장대까지 아기자기하게 있을 건 다 있었다. 문제의 헤어드라이기도 있었다. 유람선 타기 전 날, 캐리어는 두고 1박용 짐을 꾸려서 차에 가지고 타라는 인솔자 아저씨의 말에 보스턴백도 백팩도 없이 간 우린 조그만 버스용 간식 가방과 보조가방에 짐을 쌌다. 기념품 담아와야지 하고 마지막에 나리야 보조가방을 챙긴 게 천만다행이지. 신기하게도 다들 어디서 났는지 미리 알고 있던 사람들처럼 갑자기 1박용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이게 패키지 짬바인 건가? DFDS 예매 사이트에 들어가도 블로그 검색을 해봐도 헤어드라이기 유무를 알려주는 글을 못 찾았다. 그냥 챙겨 넣기엔 옷만으로도 가방이 찢어질 거 같아 두고 왔는데 다행히 화장실에 작은 헤어드라이기가 있었다. 오예!

오슬로 항구 앞 공영수영장오슬로 항구 앞 바다
오슬로 - 코펜하겐

크루즈가 아닌 줄 알면서도 ‘호화유람선’이라는 단어에 조금은 기대를 하고 둘러봤다. 카페, 식당, 클럽에 바도 있는데 모든 시설을 다 이용하진 못했다. 짐만 내려두고 밥 먹기 전까지 배 구경을 다녔는데 면세점은 아직 오픈 전이고 카페로 가기엔 곧 밥 먹을거니깐 패스. 밖에 나가 구경이나 하자 싶어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내부를 쭉 둘러보고 왔는데도 배는 아직 오슬로 항구다. 우리가 그만큼 일찌감치 탔다는 거. 저 멀리 평지에 사람이 많길래 핫플인가 싶어 구글맵으로 검색해 보았다. 공공 수영장이란다. 아... 그래서 저렇게 다들 벗고 있구나. 베르겐에서부터 유별나게 벌거벗고 길바닥에 누워있던 사람이 많아서 이상하다 했는데 수영장에서 누워있는 저 사람들은 정상인 거다. 오전에 만난 현지가이드에게 일행 중 누군가가 “이 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벌거벗고 누워있어요?”라고 대놓고 물었다. 겨울 동안 제대로 된 해를 못 봐 여름이 되면 귀한 햇볕을 쬐려고 나오는 거란다. 북유럽 어딜 가도 똑같은 모습일 거라고 했다. 하긴 북유럽 날씨와 일조량이 너무 극단적이긴 하니깐. 밖에서 계속 구경하고 싶지만 배 기름 냄새, 계속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추위 때문에 오래 있기가 힘들었다. 타임랩스 몇 개 찍었더니 콧물이 났다. 챙겨 온 겉옷도 없어 일몰, 일출도 포기. 어차피 백야라 선명하지 않을 거 같아 쿨하게 포기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둘 중 하나는 도전했어야 했다. 아쉽다.

DFDS CROWN SEAWAYS 층별안내DFDS CROWN SEAWAYS 모형
D.F.D.S

저녁은 7 Seas 뷔페에서 먹었다. 헤어드라이기를 찾을 때마다 DFDS 뷔페 맛있다는 글이 넘쳐났는데 진짜다. 종류도 다양하고 깔끔한데 맛있는 메뉴도 많았다. 따끈하게 바로 채워줘 음식이 비어있는 것도 없었다. 특히 빵과 디저트 류가 많아서 빵순이인 나는 만족도 200%. 처음엔 한국에선 잘 못 먹는 초록홍합이나 특이하게 생긴 새우 같은 비싼 해산물에 집착해 한 무더기 담았는데 먹기도 힘들고 너무 짜서 별로였다. 다음 접시부터는 먹던 대로 빵과 고기로 듬뿍 담았다. 디저트를 마음껏 못 먹은 게 아쉬웠다. 디저트 배가 없어질 만큼 메인을 많이 먹은 지라 조식 때 저거 먹어야지 하고 몇 개 찜콩 해뒀는데 다들 아침엔 디저트를 안 먹나 보다. 조식 메뉴는 디저트 류가 거의 없고 음식 종류도 많이 줄어 섭섭했다. 눈에 보일 때 마지막 식사인 것처럼 먹어야 한다.


인솔자 아저씨는 배 안의 면세점 물가가 가장 저렴하니 뭐 살게 있으면 거기서 사라고 계속 얘기했었는데 우린 암만 봐도 살게 없었다. 의류는 암만 뒤져도 살 게 없고, 주류 코너는 굉장히 넓었는데 마실 사람이 없다. 화장품도 당장 필요한 게 없어 구경만. 향수랑 화장품 세일을 많이 하는 코너가 있어 열심히 검색하고 있는데 엄마는 졸린다고 그만 가자고 한다. 아니 쇼핑 중에 그것도 면세코너에서 잠이 온다니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결국 대강 둘러만 보고 간식으로 먹을 과자만 담았다가 다음날 선물용 초콜릿을 사러 다시 들렀다. 과자는 3+1, 2개 사면 추가할인 등 이래저래 세일을 많이 했다. 물가 자체가 높다 보니 비싼 것도 많긴 했지만 잘만 찾으면 선물용 과자를 사기 좋다. 가격표는 덴마크 화폐인 DKK로 적혀있는데 유로도 받는다. 계산할 때 유로로 결제하겠다고 말하면 알아서 계산해 준다. 선불카드만 가져간 나는 덴마크 크로네 충전하려다가 유로로 결제했다. 남은 일정은 3일뿐인데 아직 400유로가 남았다. 기사아저씨한테 생수 사는 거 말고는 유로를 쓸 일이 없어 그대로 남은거다. 환율 계산해 보고 유리한 화폐로 결제하라는 말이 있던데 결제 금액 자체가 적어서인지 큰 차이 없는 듯했다. 한 천 원 정도? 현금 들고 다니는 것도 부담스러워 있는 돈 털고 싶었던 건데 면세점 방문 후 뜻하지 않게 동전 부자가 되었다.

DFDS 면세점 과자DFDS 면세점 선물용 초콜릿
D.F.D.S 면세점 과자

젤리 3개와 초코볼, 사탕 2개에 188.10 DKK. 종류는 달라도 3+1에 금액이 같은 선물용 긴 초콜릿 12개에 285.24 DKK. 면세점에서 군것질거리로 9만 원 정도 쓴 셈이다. 저 땐 둘 다 마이구미에 푹 빠져 있을 때라 남은 여행기간 동안 먹을 젤리를 꼭 사야만 했다. 이미 한국에서 챙겨간 10 봉지는 거의 다 먹은 상태. 최대한 실패 안 하려고 있는 젤리 다 쪼물딱 거려 고른 건데 맛도 식감도 그다지... 차라리 익숙한 하리보 하나 살걸 그랬다. 젤리는 우리나라게 최고인듯. 누가 봐도 맛있게 생긴 동그란 초코볼은 내가 우겨서 산 건데 하나만 사길 천만다행이다. 홀려서 두 개 들고 나타난 내게  "먹고 더 돼지 될래?" 하며 심한 말로 말려준 엄마가 너무 고맙다. 마트마다 저 동그란 초코볼이 많이 보이길래 맛난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산 건데 너무 썹다. 쓴 맛을 넘어서 썹다. 겉에 붙은 초코까진 쌉쌀한 맛으로 먹을만한데 중간에 젤리 같은 걸 씹는 순간 입맛 뚝 떨어진다. 뜻하지 않게 다이어트 식품이 된 초코볼. 젤리 같은 게 감초다.. 감초 초코볼 이라니... 마트마다 이상하게도 감초가 들어간 과자가 많던데 licorice가 있으면 무조건 제껴야 한다. 아까운 마음에 아직까지 꾸역꾸역 먹고는 있다. 겉에 붙은 초코만 먹고 감초가 입에 닿기 전 재바르게 뱉어내고 있지만.. 먹어봤자 하루에 두 알뿐이 못먹는다. 나머지 사탕과 초콜릿은 다 성공. 달콩한 것뿐이라 속은 달리지만 맛있으니 됐다.

 

6월초 북유럽 여행기 9 _코펜하겐 (in덴마크)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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