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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6월초 북유럽 여행기 6 _베르겐/하당에르/보링포센(in노르웨이)

by 뽀로로롱이 2023. 7. 9.

6월초 북유럽 여행기 5 _뵈이야푸른빙하/피얼란드빙하박물관/플롬(in노르웨이) (tistory.com)

 

6월초 북유럽 여행기 5 _뵈이야푸른빙하/피얼란드빙하박물관/플롬(in노르웨이)

둘째 날. 실내와 실외가 적당히 섞인 일정이다. 피얼란드로 이동해 푸른빙하와 빙하박물관에 갔다가 송네피오르드 페리를 탄다. 가장 비싼 선택 관광인 플롬열차도 타는 날이다. 그때가 아침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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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난 지 4일째. 찐 여행은 고작 셋째 날. 벌써 힘들다. 엄마도 같은 생각인지 아직 3일뿐이 안 된 거냐고 놀란다. 패키지인 게 천만다행이지.. 때 되면 주는 밥 먹고 데려다주면 내려서 구경하는 게 다인데 왜 이리 힘든 건지. 많이 걷지 않고 아침 일찍 시작되는 일정이라 그런지 우리보다 어르신들이 훨씬 더 잘 다니신다. 저질체력인 우린 곰배령 다녀오고 바로 출국해서 힘든 거라고 합리화했다. 
셋째 날 일정은 기대하던 베르겐과 하당에르. 노랑풍선의 베르겐 일정표는 브뤼겐 지구와 베르겐 어시장이라고만 적혀있는데 선택 관광인 플뢰엔산 케이블카도 있다. 숙소에서 베르겐으로 가는 길에 인솔자 아저씨가 어시장은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나라 수산물 시장 생각하고 가면 안 된다며 볼거리가 많지 않다고 했다. 작아서 볼 것도 없는데 여기 왜 왔냐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잉? 볼 게 없는데 왜 가는 거죠...? 그래도 새우꼬치 하나정돈 사 먹을 수 있겠지.
일찌감치 서둘러 아침 8시에 베르겐에 도착했다. 너무 이른 시간이긴 하다. 문 열린 상점도 없고 지나다니는 차도, 사람도 없다. 패키지 인원도 우리 팀뿐.. 어시장도 이제 막 나와 준비를 시작한 듯했다.. 인솔자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이라는 브뤼겐 역사지구를 같이 둘러보았다. 처음으로 유럽 같은 느낌의 집들이다. 뾰족한 삼각지붕과 폭이 좁은 건물들. 목조건물이 몇 채 남지 않아 구경은 10분 만에 끝났다. 길 하나를 두고 한쪽은 목조건물 반대편은 석조건물. 나는 석조건물들이 더 예뻐 보였다. 석조건물에 적어둔 건축연도를 보는 것도 신기했다. 우리나라 한옥은 서까래에 글을 새기는데 여기는 건물 앞 위쪽에 새겨놨다. 처음엔 1904년도 건물을 보고 우와~ 했는데 1480에 건축되어 1912년까지 증축한 건물도 있었다. 누가 사는 걸까? 목조건물은 화재로 불에 타 다시 짓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한다. 그래도 대부분 300년 이상 된 오래된 건물이라니 놀랍다.

노르웨이 베르겐 브뤼겐 역사지구 목조건물노르웨이 베르겐 1480년 건축된 석조건물
베르겐의 오래된 건물들

사람들이 없으니 사진 찍기엔 좋았다. 플뢰엔산 전망대 가는 길 산을 배경으로 차도에 서서 돌아가며 사진도 찍었다. 사람도 많고 차도 다니기 시작하면 안 될 텐데 우리뿐이니 뭐.. 선택 관광으로 간 플뢰엔산 케이블카. 케이블카라고 해서 줄에 매달려가는 걸 상상했는데 우리가 탄 건 열차다. 산악 열차인 푸니쿨라. 주변을 봐도 케이블카는 없는 걸 봐선 같은 건데 표기가 다른가 싶다. 현장에서 판매하는 성인 1명 왕복 티켓 값은 160 크로네. 14유로가 좀 안 된다. 우린 선택 관광으로 40유로를 지불했지만.. 지나가면서 매표소가 떡하니 보이니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패키지에서 이렇게 다 따지고 들면 속 시끄러워서 못 다닌다. 여행사에서도 이런 데서 남기는 거겠지. 비싸도 여행지에선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다 가봐야 한다.

노르웨이 베르겐 프뢰엔산 푸니쿨라노르웨이 베르겐 플뢰엔산 푸니쿨라 뷰
푸니쿨라 꼬리 칸 뷰

푸니쿨라 앞쪽은 자리가 다 차서 맨 끝까지 밀려나 꼬리 칸에 탔는데 여기가 명당이다. 옆쪽 창문은 똑같이 다 있는데 꼬리 칸은 전면 창까지 있어 올라가는 동안 뷔르겐의 풍경을 넓게 볼 수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무조건이지. 전망대는 해발 320m에 위치해 있어 베르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왼쪽으로는 신시가지, 오른쪽으로는 구시가지가 있고 저 멀리 피오르드와 바다까지 보인다. 확실히 구시가지가 예쁘다. 가만 보니 여긴 야경맛집이 확실한데 우린 아침 일찍 온 게 아쉬웠다. 어차피 6월은 백야라 저녁에 와도 이럴 테지만.. 우린 전망대에서만 시간을 보냈는데 뒤로 놀이터와 산책로도 있고 산 전체가 놀 거리가 많은 듯했다. 역시나 시간이 부족한 패키지는 아쉽게도 여유롭게 산책할 시간까진 안된다. 기념품샵 맞은편에 있는 놀이터에 그나마 귀여운 트롤이 있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섰다. 무섭지도 않은지 아기가 트롤에서 떨어지지 않아 한참 기다렸다. 이 트롤이 유명한가 보다. BTS도 인증샷을 찍은 곳이란다. 아미도 아닌데 요즘 가는 곳마다 BTS의 흔적이 있어 마치 덕질하는 사람이 된 거 같다. 트롤 중에 그나마 귀여워 찍은 건데... 아기들은 아직 이게 트롤인걸 모르는지 까르르 웃으며 “오호호 엘리펀트!” 라며 좋아했다. 뭐지?ㅋㅋㅋㅋ 코 때문에 그러는 건가?
우리가 간 날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현지인이 유난히 많았다. 베르겐 필수 관광지에 관광객보다 많은 현지인이라니. 뒷동산처럼 편하게 놀러 오는 듯했다. 부럽구먼. 전망대에는 학생들이, 놀이터와 산책로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단위의 현지인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더 활기 찬 느낌이 들었고 좋았다. 한 시간쯤 둘러보고 내려오니 그제야 도시 같다. 상점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린 버스에 탑승하러 가야 해서 아쉽게도 구경하거나 뭘 사지는 못했다. 문제의 어시장도 아까랑은 다른 분위기다. 규모는 작았지만 볼 것도 먹을 것도 꽤 있어 보였다. 호텔 조식 때 계속 나오던 갈린 햄과 치즈를 포장해 파는 곳도 있었다. 제시간대에만 온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아마 너무 이른 시간에 와서 볼 게 없었던 게 아닐까? 내가 찾던 새우꼬치도 팔고 있었다. 물고기들이 다 싱싱해 보였는데 먹고 갈 시간이 없다. 우리가 있는 동안 날씨가 무척 좋았는데 베르겐은 원래 1년 중 200일 이상 비가 내리는 곳이란다. 그래도 언젠가 북유럽 렌터카 여행을 하게 된다면 여유 있게 잡고 구석구석 돌아다녀보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들었다. 머무른 시간이 너무 짧아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노르웨이 베르겐 어시장 해산물노르웨이 285 크로네 사슴고기 스튜
베르겐 어시장 해산물 / 사슴고기 스튜(285NOK)

하당에르로 가는 길 꽤 큰 레스토랑에서 먹은 사슴고기. 점심메뉴가 사슴고기 스튜라 해서 걱정했는데 냄새도 안 나고 소고기 같아 잘 먹었다. 돌과 나무로 인테리어도 잘해놓고 넓고 깨끗해서인지 다른 나라 패키지 사람들도 많았다. 메뉴판을 보니 우리가 먹은 게 이 집에서 가장 비싼 메뉴다. 285 크로네면 한화로 35,000원 정도. 사슴이 비싼 고기인가? 북유럽 물가는 음식점에서 확 느낄 수 있다. 못 먹은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차에 타서 인솔자 아저씨가 다행히 이제 사슴고기 메뉴는 없다고 했다. 나중에 얘기해 보니 대부분 별로였단다. 신기하게도 여행기간 내내 까탈쟁인 엄마와 나는 아무거나 잘 먹었다. 먹으면서도 둘이서 우리 왜 이렇게 잘 먹는 건데 하면서 어이없어했다. 둘 다 냄새에 예민한 까탈쟁인데 북유럽 음식이 향이 없어 그런 건지, 어차피 패키지니 맛없는 것만 골라 데려갈거다 생각하고 가서 그런 건지  매끼를 와구와구 먹었다. 

노르웨이 보링포센 전경
보링포센

송네피오르드가 세계에서 가장 긴 피오르드고 하당에르는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긴 피오르드라고 한다. 버스 타고 지나는 길옆이 쭉 하당에르라고 했다. 하당에르는 폭이  가장 넓어 큰 강 같았다. 규모에 따라 피오르드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 하당에르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보링포센에 도착했다. 포센이 폭포라는 뜻이다. 폭포를 기준으로 동그랗게 뷰포인트가 있고 계단과 데크가 잘 깔려있어 걷기 딱 좋아 보였다. 노르웨이에 있는 동안 폭포를 많이 봤지만 여긴 또 다르다. 보링포센은 처음으로 위에서 내려다본 폭포다. 저 멀리 산까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크고 웅장해 경이로웠다. 폭포가 떨어지는 저 아래엔 빙하도 있어 더 신기했다. 더 가까이서 찍고 싶어도 무섭다. 나는 혹시나 폰이 떨어질까 손에 꼭 쥐고 있었는데 엄만 꺼내지도 않았다. 보링포센 뷰 포인트 바로 뒤에 있는 포슬리 호텔도 유명하다 했다. 1891년에 지어져 여름에만 운영하는데 비싼 편임에도 객실 잡기가 어렵단다. 하루 묵으면서 보링포센 산책로를 느긋하게 걸으면 딱 좋을 듯.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 막대노르웨이 툰드라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

보링포센을 뒤로하고 조금 고지대인 툰드라 지역으로 들어서니 풍경이 확 바뀐다. 1000m 이상 고지대라 나무가 자랄 수 없단다. 그 많던 길쭉한 푸른 나무는 다 어디 가고 돌덩이와 이끼뿐이다. 도로 양 옆으로는 한겨울 폭설이 내리면 적설량 측정과 길라잡이 역할을 해 줄 막대가 있다. 많이 올 땐 막대도 덮을 만큼 많은 눈이 쌓여 빙벽이 만들어진다는데 상상이 안된다. 오슬로에서 남쪽으로 며칠을 갔으니 되돌아오는 길도 멀다. 4시간쯤 달려 드람맨에 도착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숙소라 기대했는데 저녁까지 먹고 나니 벌써 8시 30분. 다음날 일정이 오슬로 관광 후 코펜하겐으로 가는 크루즈를 타는 거라 짐을 싸느라 산책을 못했다. 저 앞에 맥도날드가 11시 넘어까지도 열려있던데.. 아쉬운 마음에 창밖 사진만 찍었다.


6월초 북유럽 여행기 7 _오슬로시내(in노르웨이) (tistory.com)

 

6월초 북유럽 여행기 7 _오슬로시내(in노르웨이)

노르웨이를 떠나 덴마크로 가는 날. 드디어 홈쇼핑에서 크루즈라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던 ‘유람선’을 타는 날이다. 일정표에는 우리가 타는 배 이름인 D.F.D.S 앞에 ‘호화유람선’이라고 써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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